둘레길에서 만난 어르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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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가 갠 둘레길을 걷다가 구인리 논둑길에서 어르신 한 분을 만났습니다.
그냥 인사하고 지나치려는 데, 이런저런 말을 걸어오십니다.
급한 일도 없고, 털퍽 주저앉았습니다.
아흔 일곱 살인데 아직 아픈 데가 없어서 병원 한 번 안 가셨구요,
매일 운동 삼아 장안면까지 걸어 다니고 참깨며 옥수수도 손수 가꾸신답니다.
뒤이어 열 넷에 중국으로 건너가서 열여섯에 결혼한 이야기부터,
할머니의 97년 인생살이가 논두렁 둘레길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.
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왠지 가슴이 따뜻합니다.
'늘 건강해라'는 할머니 말씀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목소리로 들린 걸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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